2023년 11월 14일 밤 11시 45분, 제가 단골이랍시고 드나들던 서교동 360-12번지 2층 이자카야에서 마지막으로 결제한 금액은 정확히 148,500원이었습니다. 🤫
그날 저는 사장님이 자리를 비운 사이 포스기 옆에 굴러다니던 '메뉴별 원가 분석 엑셀 표'를 슬쩍 찍어서 제 블로그에 올리는 아주 귀여운 짓을 저질렀죠. 잘 몰라서 그냥 재미로 올린 건데, 한 달 뒤에 그 가게가 진짜로 임대 문의를 붙이더군요. 설마 저 때문에 망한 건 아니겠죠? 🥰
"홍대에서 3년 버티면 장인이라는데, 왜 다들 1년을 못 넘기고 나갈까요?" 이런 질문을 제 블로그 방명록에 남기시는 초보 사장님들이 참 많더라고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여러분이 인테리어에 1억을 바르고 인스타 감성 조명을 달아봐야 소용없는 이유가 다 있답니다. 제가 그 이자카야 사장님의 엑셀 표에서 읽어낸 비밀을 아주 친절하게 가르쳐 드릴게요. 💁♂️
보통 장사 안 해보신 분들은 '음식 맛이 없어서', 혹은 '불친절해서' 망한다고 생각하시잖아요? 참 순진한 발상이죠.
진짜 반례는 따로 있습니다. 2023년에 홍대 삼거리포차 골목 뒤쪽에서 폐업한 양식 다이닝 12곳의 공통점은 맛이 없어서가 아니라, 바로 '애매한 원가율 34%'의 저주에 걸렸기 때문입니다.
숙련된 장사꾼들은 원가율을 극단적으로 다룹니다. 아예 원가를 18% 미만으로 묶어두고 회전율로 승부를 보거나, 아니면 원가를 45%까지 꽉 채워서 손님을 미치게 만든 뒤 주류 마진으로 회수하죠.
예를 들어 볼까요? 그 망한 이자카야의 흑임자 가라아게 원가를 제가 계산해 봤거든요? 브라질산 냉동 정육 350g(단가 약 1,850원), 전분가루와 비법 소스(약 400원), 그리고 튀김유와 가스비(약 300원)를 더하면 순수 식재료 원가는 2,550원 수준이었습니다.
이걸 18,000원에 팔았으니 표면 마진은 85%가 넘는 것처럼 보이죠? 하지만 목요일 밤 10시마다 제가 관찰한 홀 테이블 회전율은 단 1.2회에 불과했습니다. 평당 임대료 22만 원이 나오는 서교동 메인 거리에서 이런 회전율로는 인건비는커녕 수도세도 못 냅니다. 🤔
반면 살아남은 고수들은 공간의 목적성을 완전히 다르게 설계합니다. 손님이 가게에 머무는 시간당 기대 수익을 철저하게 계산하거든요.
이건 홍대를 벗어나 마포 상권으로 조금만 내려가 봐도 극명하게 드러나는 지점입니다. 단체 손님을 주로 받는 마포 단체 회식용 대형 룸 노래방 가격 정보를 슬쩍 훔쳐보면 아주 재미있는 공식이 나옵니다.
그 동네 대형 룸들은 기본 시간당 대여료를 5만 원에서 8만 원 선으로 낮게 책정하는 척하면서, 실제로는 3인 이상 방문 시 무조건 주문해야 하는 양주 세트(평균 28만 원, 원가율 12% 미만)로 폭리를 취하는 구조를 짭니다. 공간을 빌려주는 사업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고마진 액체를 파는 사업인 거죠.
여기에 덧붙여 강남이나 여의도에서 유입되는 직장인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마포 셔츠룸 정리 같은 로컬 정보들을 분석해 보면, 결국 고객이 '돈을 기꺼이 지불하는 심리적 마지노선'이 어디에 형성되어 있는지 아주 명확하게 보입니다.
그들은 단순히 노래를 부르거나 술을 마시는 게 아니라, '완벽하게 분리된 프라이빗한 공간'이라는 가치에 돈을 지불하는 겁니다. 홍대에서 망한 사장님들은 접시 위에만 집착하느라 이 '공간의 가치'를 가격에 녹여내지 못했던 것이죠.
결국 제가 엑셀 표를 털었던 그 이자카야 사장님도 마지막 날 저한테 "요즘 애들은 돈을 안 쓴다"며 한탄을 하더군요.
하지만 진짜 범인은 지갑을 닫은 청춘들이 아니라, 7,500원짜리 하이볼에 산토리 위스키를 겨우 20ml만 넣어서 손님 입맛을 돌아서게 만든 본인의 쪼잔한 계량 컵이었습니다. 살아남은 옆 가게는 위스키를 45ml씩 들이부어 '인생 하이볼'이라는 태그를 얻고 있었는데 말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