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의 작은 참사
지난주 금요일이었다. 팀장님 생일 겸 해서 마포 쪽에서 단체 회식을 잡았는데, 솔직히 미리 좀 알아봤다고 생각했거든. 잘 몰라서 그랬다 치자. 근데 현장 가보니까 완전… 아니, 사람 14명이 어떻게 저 작은 방에 들어가나 싶더라. 예약할 때 ‘대형 룸’이라고 써있었는데 말이지.
그래서 이거 쓴다. 나중에 누군가 ‘잘 몰라서 그런데…’ 하고 물어보면, 일단 이 글 링크 던져주려고.
잘 몰라서 그러는데, 10평짜리 룸이랑 20평짜리 룸이랑 인원수 똑같이 받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대형’이라는 말의 함정
가게들 사이트 보면 죄다 ‘대형 룸’, ‘파티 룸’, ‘프리미엄 단체실’ 이런다. 이거 진짜 함정이야. 업주 마음대로 붙이는 거라, 실제 면적 기준이 전혀 없고. 내가 직접 확인한 몇 군데는 ‘대형’이라고 해놓고 8평 남짓한 곳에 15인 수용 가능하다고 표기해 놨더라. 그럼 사람이 책상 위에 앉아야 하는 건지, 아니면 서로 어깨를 포개야 하는 건지.
그래서 요즘은 예약 전화 넣을 때 무조건 ‘평수’ 먼저 묻는다. 잘 몰라서 묻는 척 좀 하면서. “죄송한데, 룸 평수가 어떻게 되나요?” 하고 물어보면 직원들 반응이 두 갈래로 나뉜다. 바로 알려주는 곳이 있고, “아, 그건 저희도 정확히는…” 하고 얼버무리는 곳이 있다. 후자는 거를 가능성이 높더라.
단체 회식이면 1인당 최소 1.5평은 확보해야 한다는 게 내 경험상 결론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소파 공간과 테이블 사이 동선까지 고려해서, 15명이면 순수 공간만 20평 이상 나와야 답답하지 않다. 이건 마포 쪽 5군데 돌면서 줄자 들고 잰 건 아니고, 술 취한 동료들이 서로 부딪히는 횟수로 체감한 수치다.
가격은 공간 개념으로 접근해야
또 하나, 잘 몰라서 그러는데 사람들이 가격을 시간당으로만 비교하더라. 이거... 좀 위험한 접근이야.
예를 들어볼까. A라는 업장은 3시간 15만원이고, B라는 업장은 3시간 25만원이다. 대충 B가 바가지 같지? 근데 실평수랑 룸 안에 붙어 있는 모니터 개수, 그리고 추가 안주나 주류 옵션을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내가 확인한 곳 중 한 군데는 25만원짜리 룸에 대형 스크린이 3개나 붙어 있었고, 방 중앙에 서브 테이블도 따로 있더라. 그런 구조면 사람들이 앞쪽으로 몰리지 않고 흩어져서 놀 수 있다. 술자리가 훨씬 부드러워지는 거지.
소규모 모임이면 몰라도, 10명 넘어가면 공간의 질이 곧 시간의 질이 된다. 특히 마포 쪽은 건물 구조가 제각각이라, 겉보기에는 같은 평수인데 기둥이 있느냐 없느냐로 체감 면적이 확 달라진다. 예약할 때 기둥 유무를 물어보란 이유가 그거다. 직원이 당황하면, 거의 확실하게 기둥 있는 방이야.
최종 확인 질문
자, 이제 예약 전화하기 전에 이 세 가지만 확인해 봐도 망할 확률이 확 줄어든다.
1. 방 평면이랑 실제 면적을 확인했는가? (대형이라는 말은 잊어라)
2. 테이블 구성이 한 개 중앙 집중형인가, 아니면 분산 배치형인가? (사람들이 한 군데 몰리면 필패다)
3. 방 내부에 기둥이 있는가? (있다면 무조건 가용 면적에서 제외해야 한다)
아, 그리고 마지막으로. 예약 전에 현장 답사 한 번 하는 게 진짜 도움 되는 건데, 시간 없을 때는